''초록빛 슬픈순정 전할께요''-<여름향기> 두 주인공 [kukinews2003.06.12]
KBS 새 미니시리즈 <여름향기>(최호연 극본·윤석호 연출)
지난 4일 전북 덕유산자락에 위치한 무주리조트.
알프스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풍광속에 KBS 새 미니시리즈 <여름향기>(최호연 극본·윤석호 연출)의 첫 촬영이 시작됐다.
7월7일 첫 방송되는 <여름향기>는 <가을동화> <겨울연가>에 이은 윤석호PD의 계절시리즈 3번째 이야기. 아스라한 첫사랑의 기억을 끄집어 내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전작들처럼 <여름향기>도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름향기>는 첫사랑 은혜(수애)를 사고로 잃은 남자 민우(송승헌)가 말투와 행동에서 은혜를 빼닮은 여자 혜원(손예진)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
싱그러운 초록 빛이 가득한 무주에서 주연배우 송승헌과 손예진을 만났다. “내용을 보기도 전에 윤감독님 작품이면 무조건 하겠다고 했지요.” 두 배우는 미리 입을 맞춘듯 똑같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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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헌
그에게 <여름향기>선택은 모험이다. <가을동화>의 준서 이미지가 강해 그냥 준서로 남아줬으면 하는 팬들이 많기 때문. “이번에도 힘든 사랑이라는 점에서 준서와 비슷해요. 그래도 좀 다르게 보이기 위해 생전 처음으로 머리카락을 염색하고 눈썹도 물들였지요.”(그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숱검댕이 눈썹이다).
가을동화 후 3년. 그동안 영화 <버추얼 웨폰> <일단 뛰어> <빙우> 등을 찍었다. “영화에 전념하려고 했는데 윤감독님이 불러서 바로 달려왔어요.” 영화배우로 잘 나가는 이 사내를 드라마로 끌어들인 윤PD의 힘은 무엇일까.
“감독님 자체가 무척 순수한 사람이에요. 동화속 왕자같다고 할까요. 무엇보다 저를 연기에 눈뜨게 해주신 분이죠.” 송승헌에게 <가을동화>는 단순한 대표작이 아니다. 준비가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데뷔해 시트콤에 출연할 때만 해도 그는 얼굴만 잘 생긴 배우라는 평을 받았고,자신도 그런 얘기에 무척 예민해 있었다. “가을동화때는 달랐어요. 감독님이 대사가 중요한게 아니라 순간순간의 진실성이 중요하다고 가르쳐 주셨거든요.”
연달아 힘겨운 사랑을 하는 슬픈 남자역에 불만은 없을까. “저는 영화를 봐도 블록버스터보다는 멜로를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다들 저보고 착해보인다고 하는데 사실은 고집도 세고 B형에다 성질도 급하고….”
송승헌은 지금 당장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20,30년후를 바라보고 있다. “안성기 최불암 선생님은 지금 봐도 멋져요. 외국에는 나이 들어서도 사랑받는 연기자가 많은데 우리는 하이틴 스타가 주을 이루죠. 저도 세월이 흘러가면서 점점 더 멋있어지는 연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가을동화의 송혜교와 여름향기의 손예진에 대한 느낌이 궁금했다. “혜교가 무조건 착하고 순한 여자였다면 예진인 좀 다른 것같아요. 여려보이는 이미지속에 자기주장이 강하고 똑순이 같은 느낌이랄까요.”
순정만화의 주인공 같은 송승헌. 드라마처럼 가슴에서 오는 사랑을 믿을까.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 결혼까지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게도 그런 사랑이 어디엔가 있을텐데. 정말 궁금해요. 얼굴도 보고 싶고요.”
#손예진
2001년 드라마 <맛있는 청혼>으로 데뷔한 손예진은 영화 <취화선> <연애소설> <클래식> 등이 잇따라 좋은 반응을 얻으며 주목할만한 여배우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올 여름 개봉하는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와 드라마 <여름향기>로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이라? 사실 안 믿어요. 여름에 하는 사랑이야기인 만큼 땀이 송글송글 맺히면서도 싱싱한 느낌이었으면 좋겠어요.”
손예진은 그동안 대체로 청순한 이미지를 맡아왔다. 윤PD도 그를 가리켜 “눈빛이 무척 선한 배우,천상 여자”라고 평했다. 이런 표현에 대해 그는 “실제 성격은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처럼 발랄한 편이에요. 하지만 앞으로 특별히 이미지 변신할 생각은 없어요. 섹시한 손예진? 다들 별로 반가와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함께 주연을 맡은 송승헌에 대한 평도 이어진다. “이번에 처음 만나는건데 눈이 무척 예뻐요. 속눈썹도 무척 길고요.”
다소 낯을 가리는 편이라 그동안 현장에서 만난 배우들과 잘 어울리는 편은 아니었다. “연기하면서 친해질 필요성을 못느꼈어요. 촬영장에 가면 배우가 아니라 영화속의 배역으로 느껴지거든요. 친하지 않아도 배역에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이번엔 감독이 송승헌씨와 실제로도 가까와지라고 하셔서 노력중이에요."
눈물 고이는 촉촉한 눈빛 연기가 인상적인 그녀는 실제로도 순정만화 보면서 눈물을 주루룩 흘리는 스타일이다. “만화 <엘레오와 이베트> 보고 엉엉 울었어요. 한승원·김동화 만화도 좋아하고요. 이번 드라마 끝나면 유럽여행가고 싶어요.” 이런 말 할 때는 영락없는 20대 초반의 아가씨지만 한편으로는 연기에 대한 고민도 진지하다.
"연기는 하면 할 수록 힘들어요. 나름대로 만족했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조금 시간 지나면 다시 만족하고. 그러기를 몇번씩이나 반복해요. 찍고 나서 이거말고 더 좋은게 있을텐데 고민하지요. 언젠가는 이런 고민이 없어졌으면 좋겠는데 그럴 날이 오긴 올까요?”
[ Trivia : Calla Reso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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